성소실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 - 최재석 프란치스코 데 파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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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 (최재석 프란치스코 데 파올라, 2014년 2월 입회)

 

이제 입회를 직전에 두고 있는 지금에도 두려움이나 걱정보다는 기분 좋은 설렘이 앞섭니다. 이런 제 모습이 제 자신도 신기하기만 할 뿐입니다. 저는 아직 부족하기만 할 뿐이지만, 예수회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주님의 무한한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마무리 할 일들도 많고 또 인사해야할 분들도 많아 무척 바쁘기만 한데, 그런 와중에도 마음은 신기할 정도로 여유롭고 편안합니다.

 

사춘기 이후로 참 오랫동안 사제가 되고 싶어 했던 저에게, 예수회는 분명 하느님의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20138월 끝자락에야 예수회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돌이켜봐도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거친 물살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채 그저 휩쓸리는 대로 살아온 것 같은데, 주님의 손길이 저를 예수회로 이끌어 주신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할 뿐입니다. 그렇게 그 분의 사랑과 오묘하심을 새삼 느끼며 행복해졌고, 또 그렇게 조금이나마 겸손해졌습니다. 예수회에 입회하기까지 저를 따뜻하게 이끌어주신 주님과 또 그분의 사랑을 직접 제게 드러내주셨던 모든 분들께, 마음 속 깊이 감사함을 표합니다. 그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더 예수님을 닮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사제, 그리고 수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닮고 싶은 이유는, 그것이 제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인 어떤 분인지, 또 그 분을 닮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그 깊은 의미를 아직 깊이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남을 사랑하면서 저도 사랑받고, 남을 위로하면서 저도 위로받으며, 남을 용서하면서 저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럼으로써 제가 무한히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랑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하며 또 용서가 필요한 분들께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겸손하게, 그러나 간절하게 바랍니다.

 

아직 저는 예수회를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소명의 집에서 생활했던 2주의 시간만으로, 저는 예수회가 무척이나 좋아졌습니다. 신부님, 수사님들과 함께한 생활 속에서, 황량하기만 했던 제 마음이 너무도 따뜻하고 풍성해졌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분들의 사랑이 저와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예수회의 참 좋으신 형제님들과 함께하며, 항상 든든한 마음으로 수도여정을 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과 또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도 많은 지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 소박한 마음으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야겠다고 다시 다짐합니다. 한 번 더 웃고, 한 번 더 참으며, 한 번 더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저로서는 무척이나 행복하고 풍성한 지금입니다. 머리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를 청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