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5.4.17. 시복(교황 비오 12세)

-     2000.10.1. 시성(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의화단 운동이 한참이던 1900년, 레옹 이냐스 망젱(1857-1900)은 동료 예수회원 성 폴 덴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배교할 것을 거절한 다른 많은 이들과 함께 주자허의 본당에서 기도하는 중에 죽임을 당했다. 1898년 가톨릭 박해를 시작한 중국의 비밀결사 조직 의화단은 3만여 명의 신자들을 죽였다.

망젱 신부는 프랑스의 메스에서 태어났고, 1875년 예수회에 입회했다. 그는 중국 선교를 하러 가서 신학과 중국어를 공부했고, 1886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1900년 그가 주자허에 도착했을 때, 400여 명에 불과했던 그곳의 신자 수는 박해를 피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해 거의 3천 명에 달했다. 프랑스 예수회원인 그는 의화단의 공격에 대비해 마을을 정비하고 물자들을 비축했다. 또한 그는 덴 신부에게 인근 마을에서 주자허로 와서 함께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은행원 일을 했던 덴 신부는 예수회에 입회하여 선교사로 활동하였고, 1880년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았다.

그들의 권법이 마치 권투와 유사하여 영국인들에게 Boxers라 이름 붙여진 의화단은 1900년 7월 15일 마을을 공격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다음날 다시 시작된 의화단의 공격 또한 실패했지만, 2천 명의 황실군이 베이징을 향하던 그들의 임무를 중단하고 의화단을 지원하러 합류하였다. 망젱은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무리의 규모를 보고 마을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였음을 깨달았다. 일부의 사람들은 야음을 틈타 마을에서 도망칠 수 있었지만, 망젱과 덴, 두 명의 예수회원은 그들의 양 떼 옆에 남기로 결심했다.

마을을 공격하려던 이들은 방어벽을 무력화시킬 탑을 세웠고, 7월 20일 아침 마을 안으로 진입했다. 두 명의 예수회 목자들은 여성과 아이들을 모아 성당으로 대피시켰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준비했다. 전투에서 살아남은 몇몇 남성들은 의화단이 성당의 문을 부수고 들어와 신자들과 마주하기 직전 비틀거리며 성당으로 들어왔다. 의화단은 사람들에게 배교할 마지막 기회를 주었지만, 오직 몇 사람만이 그렇게 했을 뿐이었다. 곧이어 총격이 시작되었고, 덴은 참회의 기도문을 읊어나갔으며, 망젱은 사죄경을 읊었다. 그들은 가장 먼저 죽임을 당했고, 의화단은 성당 지붕에 불을 지르면서 사람들을 칼로 난도질했다. 1901년 같은 장소에 새로운 성당이 지어진 1901년까지 이날 순교한 이들의 유해는 그곳에 남아있었다. 이들의 유해는 수습되어 관에 넣어진 후 새로운 성당에 안치되었다. 이날 순교한 이들의 수는 1,307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