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교황님 기도지향
성소실
2024.05.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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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교황님 기도지향 - 수도자와 신학생 양성]
최근 들어 성소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수도생활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신학생의 숫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낳은 교회와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성찰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소의 위기, 더 나아가 교회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인간적인 노력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고 부족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은총을 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도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수도회 입회자와 신학교 입학생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수도자와 사제가 많아지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숫자를 늘리는 데에만 급급해서 숫자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비록 그 숫자가 적다 하더라도 복음을 충실히 증거하는 수도자와 사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는 것을 우리는 점점 깨닫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 교회는 하느님의 크나큰 은총에 힘입어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이제는 숫자나 겉모습으로 판단되는 성장만이 아니라 참된 성장, 즉 질적 성장과 영적 성장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번 달 교황님은 수도자와 신학생들이 믿음직한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을 양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며 이를 위하여 온 교회가 함께 기도하자고 초대하십니다. 물론 이는 수도자와 사제가 평신도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수도 성소와 사제 성소의 고유하고 특별한 역할과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도자와 신학생이 자신의 고유한 성소를 키워나가도록 하는 일은 평신도를 포함한 하느님의 온 백성이 하느님이 초대하시는 거룩함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각자의 고유한 성소를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여정과 동떨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수도자, 어떤 사제의 모습을 기대합니까? 수도자나 사제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할 때 우리는 그들을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고 복음의 기쁨을 맛보게 됩니까? 수도자와 사제가 하느님 백성과 함께 걸어가며 그들을 하느님께로 이끄는 충실한 도구가 되기 위하여 깊이 있는 교육과 양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교황님은 이 양성 과정을 통해 수도자와 사제 지망자들이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자아를 지닌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하느님 백성을 충실히 섬기고자 하는 참된 사목자의 마음 자세와 태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수도자와 신학생은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이루고 가꾸어 가는 영적인 사람인 동시에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즉 개인주의나 독단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있으면서 공동선을 이루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항상 열려 있는 사람이 되도록 양성받아야 합니다.
이는 각 수도회와 신학교의 양성 담당자의 책임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황님은 온 교회가 함께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면서 마음을 다해 기도하자고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수도 성소와 사제 성소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부르심에 응답한 수도자와 신학생들을 복음의 믿음직한 증인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인간적 노력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친히 보살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시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요한 17,21)
글_ 박경웅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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